Last Updated on 2023-08-20 by BallPen
회전관성이 무엇이고, 회전관성이 큰 물체와 작은 물체는 물리적으로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요? 함께 알아봐요.
회전관성(rotational inertia) 또는 관성모멘트(moment of inertia)는 회전하는 물체의 특성을 설명할 때 나오는 개념입니다. 때로는 질량과 헷갈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운동량하고 헷갈리기도 하는데요.
이번글에서는 그 회전관성이 무엇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개념 중심의 설명이므로 편하게 읽어보면 회전관성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될거에요.
아래는 이번 글의 목차입니다.
Contents
1. 병진운동에서 관성의 척도: 질량
회전관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질량과 관성 사이의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질량에 대해 잠시 알아봐요.
질량이란 물체 고유의 양으로 중력이 달라지더라도 그대로 유지되는 값입니다. 따라서 질량 1.0 kg인 물체를 지구에서 측정해도 1.0 kg이고, 달에서 측정해도 1.0 kg입니다.
또한 질량은 물체가 정지 또는 병진운동(옆으로 움직이는 운동)할 때 관성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즉 질량이 큰 물체일수록 정지된 상태에서 움직이게 하기 어렵고, 또 일단 움직이고 있는 물체를 멈추게 하기도 쉽지 않아요.
여기서 쉽지 않다는 표현은 질량이 클수록 관성이 크기 때문에 어느 크기의 가속도 \vec a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아래 뉴턴 운동의 제2법칙에 의해 더 큰 힘 \vec F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tag{1} \vec F= m \vec a
반대로 질량이 작은 물체는 관성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요.
이 경우 정지되어 있는 물체를 움직이게 하기도 쉽고, 또 움직이던 물체를 정지시키기도 쉬워요. 왜냐면 작은 힘을 가해도 가속도를 쉽게 얻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마찰이 없는 수평면 위에 100 kg 짜리 쇠공과 1 kg짜리 스티로폼 공이 있다고 생각해봐요.
두 물체가 처음에 멈춰있다고 했을 때 두 물체에 힘을 가하여 동일한 가속도를 얻기 위해서는 쇠공에 더 큰 힘을 가해야 합니다. 왜냐면 쇠공은 질량이 커서 멈춰있으려는 관성이 스티로폼 공보다 더 크기 때문이에요.
이번에는 쇠공과 스티로폼 공이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을 때 이 두 물체를 멈추게 하기 위해서도 쇠공에 더 큰 힘을 가해야 합니다. 왜냐면 질량이 커서 계속 움직임을 유지하려는 관성이 크기 때문이에요.
정리하면 질량이 클수록 관성의 크기가 크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반대로 물체의 질량이 작으면 관성의 크기도 작습니다.
2. 회전운동에서 관성의 척도: 회전관성
회전관성은 때로는 관성모멘트라고 불립니다. 제 생각에는 관성모멘트 보다는 회전관성 용어가 더 마음에 들어요. 왜냐면 회전관성이 갖는 물리적 의미를 잘 살리는 용어이기 때문이에요.
앞서 설명드렸듯이 질량은 관성 크기의 척도입니다. 질량이 클수록 관성이 더 크기 때문에 물체를 가속시키기 위해서는 더 큰 힘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어요.
회전관성은 바로 질량과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질량은 병진운동할 때의 관성 크기의 척도라면, 회전관성은 물체가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회전할 때 갖게 되는 관성의 척도입니다.
바꾸어 말씀드리면 회전관성이 클수록 정지된 물체를 회전시키기 어렵고, 일단 회전중인 물체는 정지시키기 더 어렵습니다.
반대로 회전관성이 작을수록 회전시키기 쉽고, 회전중인 물체를 정지시키기도 쉬워요.
한편 병진운동에서는 물체의 가속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1)식처럼 힘 \vec F가 필요하지만 회전운동에서는 각가속도 \alpha를 만들기 위해서는 토크 \vec \tau가 필요합니다.
토크 \vec \tau를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아요.
\tag{2} \vec \tau = I \vec\alpha
여기서 I가 회전관성이에요.
(2)식은 (1)식에 대응하는 식입니다.
토크 \vec \tau가 힘 \vec F에 대응하며 회전관성 I가 질량 m에 대응합니다. 마지막으로 각가속도 \vec \alpha는 가속도 \vec a에 대응하죠.
토크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구체적으로 설명드릴 텐데요. 일단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아요.
\tag{3} \vec \tau = \vec r \times \vec F
그렇다면 질량은 전자저울로 측정하면 손쉽게 알 수 있는데요. 회전관성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회전관성은 질량뿐만 아니라 회전체의 모양과 회전축의 위치에 따라 그 값이 달라집니다.
신기하죠. 이에 대해 더 알아봐요.
3. 여러가지 물체의 회전관성
대칭적인 모양을 갖는 몇가지 물체의 회전관성이 아래 [그림 1]에 있습니다. 이 값들이 어떻게 유도되는지에 대해서는 당장 신경쓰지 마세요.
이번 글에서는 회전관성이 크고 작을 때 물리적으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만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그림 1]에 보면 다양한 물체가 있고 그 물체의 회전축이 그려져 있어요.
예를 들어 그림의 \textcircled{1}번과 같이 속이 꽉찬 원통의 중심 축으로 물체가 회전할 때 회전관성은 I={1\over2}MR^2으로 주어집니다.
여기서 M은 물체의 질량이고, R은 회전하는 물체의 반지름이에요.
이러한 방식으로 속이 꽉찬 구, 속이 빈 원통 등 다양한 물체의 회전관성이 검은색 식으로 주어져 있는데요. 그 밑에 있는 빨강색 식은 회전관성의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분모가 30이 되도록 통분한 식입니다.
총 5개의 빨강색 회전관성 식이 있는데요. 해당 물체의 질량 M과 R이 모두 동일하다고 했을 때 다음의 퀴즈를 풀어보세요.
3-1. (퀴즈1)회전관성이 작은 물체
5개의 물체 중 정지상태에서 어떠한 각속도 \omega로 회전시키고자 할 때 토크가 가장 작아도 되는 물체는 무엇일까요?
바꾸어 말하면 정지된 물체를 일정한 분당 회전수로 돌리고자 할 때 가장 쉽게 돌릴 수 있는 물체는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회전관성이 가장 작은 물체가 이에 해당해요. 바로 \textcircled{2}번의 속이 꽉 찬구 입니다. 이 물체를 회전시키기 가장 쉬워요. 작은 힘만 주어도 잘 회전합니다.
그러므로 이 물체는 정지시키기도 쉬워요.
3-2. (퀴즈2)회전관성이 큰 물체
이번에는 5개의 물체 중 정지상태에서 어떤 각속도 \omega로 회전시키고자 할 때 토크가 가장 크게 필요한 물체는 무엇일까요?
바꾸어 말하면 정지된 물체를 일정한 분당 회전수로 돌리고자 할 때 가장 돌리기 어려운 물체는 무엇일까요?
네, 바로 회전관성이 가장 큰 물체를 선택하면 됩니다. 회전관성이 가장 큰 물체는 \textcircled{7}번 물체로 속이 꽉찬 구가 표면의 접선축으로 회전하는 경우 입니다.
이 물체는 돌리기도 어렵지만, 일단 돌아가면 멈추기도 쉽지 않아요.
4. 회전관성을 이용하는 사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회전관성이 크면 돌리기도 어렵지만 일단 돌아가면 멈추게 하기도 쉽지 않아요. 관성이 크기 때문에 아주 큰 토크가 필요해요.
따라서 회전관성이 큰 물체를 엔진 회전축에 달아놓으면 급격한 부하가 걸리더라도 엔진 회전수의 급격한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어요. 엔진에 무리가 적게가는 거죠.
[그림 2]는 디젤 엔진의 모습입니다. 사진을 보면 앞쪽에 거대한 쇠뭉치로 만들어진 원형의 물체를 볼 수 있는데요. 엔진을 회전시키면 이 물체가 회전합니다.
언뜻보면 특별한 기능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바로 이 장치가 회전관성이 큰 물체에 해당해요. 이 장치 덕분에 엔진이 훨씬 안정한 회전수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림 3]은 풍력발전기인데요. 잘 보시면 중심 축에 원통형의 바람개비가 있어요. 이 바람개비 덕분에 발전기가 회전할 수 있는데요. 그 주변을 보면 쇠판을 곡선형으로 굽어놓은 3개의 물체를 볼 수 있어요.
이 3개의 물체가 바로 회전관성을 크게 하기 위해 달아놓은 거에요.
이 물체가 없으면 바람이 불 때와 불지 않을 때 풍력발전기의 회전수가 너무 크게 변합니다. 이 장치 덕분에 바람이 없어도 또 바람이 갑자기 강해져도 일정한 빠르기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