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Updated on 2021-12-08 by BallPen
주사 전자 현미경 (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의 명칭에 ‘주사’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Scanning’인데요. 이게 뭘까요?
제가 ‘주사 전자 현미경’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전자를 이용하니 전자 현미경이겠지하고 이해했습니다. 틀리지 않았죠.
그런데 앞에 붙어 있는 ‘주사’라는 단어는 잘 모르겠는거에요. 떠오른 이미지는 아래 사진에 있는 주사기가 떠올랐어요. 물론 주사기를 뜻하는 건 아닐테지만요. ‘주사’란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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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를 보지 못하면 한 부분이라도 보자.
아주 깜깜한 큰 방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그러나 다행히도 비록 크기는 작지만 여러분한테는 손전등이 있어요.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손전등을 이곳 저곳 비추어가면서 방안 전체에 놓여져 있는 물체를 확인할 것입니다.
한곳을 비추어서 그곳에 있는 물건을 확인하고 또 다른 곳을 비추어서 그곳에 있는 물건을 확인하죠. 이런 식으로 방안 전체를 둘러보면 나중에는 방안의 공간을 명확히 알 수 있게 됩니다.
아래에 있는 사진을 보세요. 무엇이 보이나요? 푸른색 배경 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만일 여러분한테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틀이 있는데 그 틀 안으로 아래 사진을 보면 푸른색으로 감춰진 영역의 모습이 보인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러면 보고 싶은 위치에 틀을 놓고 보면 됩니다.
바로 아래 그림 처럼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곳에 틀을 놓으니 그 영역의 사진이 보입니다. 편의상 이렇게 보이는 그림의 영역을 1번영역이라고 할게요. 자 이번에는 다른 곳이 궁금합니다. 틀을 움직여 봐요.
이번에는 아래 그림처럼 1번 영역의 바로 옆으로 틀을 움직였습니다. 그러니 그 부분의 사진이 보입니다. 이 영역을 2번 영역이라고 할게요. 자 이번에도 다른 곳이 궁금해요. 틀을 또 움직여봐요.
이번에는 아래 그림처럼 2번 영역의 바로 옆으로 틀을 움직였습니다. 그러니 그 부분의 사진이 보입니다. 이 영역을 3번 영역이라고 할게요. 바로 옆에 부분이 궁금합니다. 계속 가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아래 그림처럼 3번 영역의 바로 옆으로 틀을 움직였습니다. 4번 영역의 사진이 보여요.
이번에는 아래 그림처럼 4번 영역의 바로 옆으로 틀을 움직였습니다. 5번 영역의 사진이 보여요.
2. 각 부분을 이어 붙이며 계속 틀을 이동시키자.
지금까지 1번에서 5번 영역까지 틀을 이동시키면 해당 부분의 개별적인 사진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만일 그 부분 부분의 사진들을 조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러면 아래 그림처럼 보일 것입니다. 1번에서 5번 영역까지는 관찰된 사진들이 조합되어 하나의 이미지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 다른 영역은 우리가 틀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볼 수 없어요.
계속 틀을 움직여 보겠습니다. 즉, 아래 그림처럼 6번 영역부터 24번 영역까지요. 그러면 사진 전체를 중복되는 영역없이 순차적으로 모두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어떠한 면 또는 공간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때 순차적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훑어 봄으로써 전체적인 이미지나 모양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우리 말로 ‘주사’한다고 합니다. 영어로는 ‘scanning’이 됩니다.
주사 : 텔레비전이나 사진 전송 따위에서, 화면을 여러 개의 점으로 세분하고 그 점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일. 또는 이 전기 신호에서 점을 조립하여 화면을 재구성 하는 일.
주사순서 : 어떤 범위 안에서 화소를 주사하는 순서. 텔레비전 화면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수평이 되게, 위에서 아래로 수직되게 주사한다.
인용: NAVER Dictionary
3. 주사(scanning)를 완료하면 전체 이미지가 보인다.
순차적으로 틀을 이동하며 각 부분의 이미지를 얻고 이를 이어붙이는 과정이 주사라고 했죠. 주사를 모두 마치면 전체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푸른색 배경 밑에 있던 사진은 바로 아래의 고양이 사진이었어요.
지금까지 주사를 설명하며 각 부분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 사각형 틀을 말씀드렸습니다만, 각 부분의 이미지 정보를 얻어내는데는 사각형 보다는 직선, 아주 작은 점 등이 많이 쓰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주사 방식이 적용된 기기들이 있어요.
4. 주사 방식이 적용된 다양한 기기들
4-1. 주사 전자 현미경
주사전자현미경은 전자총에서 만들어진 전자빔이 시료로 입사되고, 입사된 전자빔에 의해 시료 표면에서 방출되는 이차전자(secondary electron)들의 많고 적음을 이용해 하나 하나의 밝고 어두운 이미지 픽셀을 만듭니다.
이를 위해 시료는 스테이지에 고정되고 전자빔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방향으로 순차적으로 주사하게 됩니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주사코일입니다. 주사코일은 전자빔에 전자기적 힘을 작용시켜 관찰하고 싶은 영역을 주사하게 합니다.
또한 전자현미경에서 사용되는 주사 전자빔의 직경은 수 nm정도로 매우 작습니다. 즉 위에서 예시로 설명드린 사각형 틀의 한 변이 수 nm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분해능이 높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 유튜브 동영상은 전자 현미경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는데요. 동영상의 5분 13초에서 5분 49초 사이에 주사 방법에 대한 영상이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Youtube : The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MaterialsScience2000)
4-2. 스캐너
아래 사진은 복합기에 장착된 스캐너 모습입니다. 복사하고자 하는 면을 아래로 하고 스캔 버튼을 누르면 스캐너의 광원이 한쪽에서 다른쪽 끝으로 주욱 이동합니다. 이 주사 과정에서 종이에 있는 이미지를 순차적으로 읽어들입니다.
이와 같은 원리는 복사기에도 그대로 사용됩니다.
4-3. 텔레비전
텔레비전의 화면도 한장면 한장면이 연속적으로 나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초당 30번씩 화면이 갱신됩니다. 이 갱신되는 방법은 위에서 설명드린 주사 전자 현미경의 주사 방식과 동일합니다.
다만 방식에 따라 순차 주사 방식과 비월 주사 방식으로 나뉘는데요.
순차 주사 방식(progressive scanning, non-interlaced scanning)은 화면에 표시할 밝고 어두운 픽셀을 화면 위쪽의 가장 왼쪽에서부터 시작하여 오른쪽으로 표시하고 그 다음줄을 다시 진행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과 같이 1번줄부터 6번줄까지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죠. 이러한 줄을 주사선(number of scanning lines)이라고 합니다. TV에 따라 525, 1125, 1250줄 등이 있습니다. 주사선이 많을 수록 고해상도 TV가 됩니다.
이에 비해 비월 주사 방식(interlaced scanning)은 화면에서 짝수 주사선을 먼저 주사하여 끝내고, 그 다음에 홀수 주사선을 주사합니다. 이 두 과정이 보통 1/30초 동안 빠르게 일어나므로 우리 눈에는 한 장의 이미지로 보일 뿐입니다.
4-4. 기타
주사 방식이 적용되는 기기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MRI, CT 등에도 적용됩니다. 또한 항공기, 선박, 자동차, 건축, 문화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3차원 스캐너도 비슷한 주사 원리를 이용해 물체의 정밀한 모습을 측정합니다.
또한 AFM(Atomic Force Microscope)과 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이라 불리는 현미경에서도 탐침이 특정 영역을 관찰할 수 있도록 시료가 놓여져 있는 장치를 x, y방향으로 주사합니다.
5. 정리하면, 주사전자현미경에서의 ‘주사’란?
- 한번에 전체 영역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자빔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쪽에서 아래쪽 방향으로 조사하여 이미지 화면을 순차적으로 구성해 나가는 방식을 말한다.
- 주사 원리가 적용된 기기로는 주사전자현미경 뿐만 아니라 스캐너, 복사기, 텔레비전, CT 등이 다양하게 있다.
3 thoughts on “주사 전자 현미경에서 ‘주사’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