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지연 : 특수상대성 이론

Last Updated on 2023-04-03 by BallPen

등속운동하는 관성기준계 내부에서 측정한 시간보다 외부에서 측정한 시간이 더 천천히 흘러가요.

시간 지연(time dilation)이란 등속으로 움직이는 어느 관성기준계 내부의 고유시간보다, 밖에서 관찰한 그 관성기준계의 시간이 더 느리다는 개념입니다.

비유해서 말씀드리면 등속으로 이동하는 우주선 안에서 우주인이 1.0초에 1번씩 고유시간을 정해 북을 친다고 했을때, 이 모습을 정지한 지구에서 그 우주인을 관찰하면 1.0초에 1번이 아닌 1.1초에 1번씩 북을 치는 것으로 관찰된다는 것입니다.

우주선 안에서 1.0초마다 북을 치는 사건은 하나뿐인데 정지한 지구의 관성기준계에서 관찰하면 시간이 더 느리다는 거에요.

이 시간 지연 현상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등장하는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간 지연 현상의 원인을 알아보고, 관련된 자연 현상들을 소개합니다.

아래는 이번 글의 목차 입니다.

1. 동시성의 상대성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원리와 광속불변의 법칙이라는 두개의 가정을 바탕으로 특수 상대성 이론을 만들었어요.

첫번째, 상대성 원리는 “모든 관성기준계에서 물리법칙들은 같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정지상태의 관성기준계이든 등속으로 움직이는 관성기준계이든 역학과 전자기학을 포함한 물리 법칙들이 서로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원리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정지상태, 즉 지구위에서 우리가 느끼는 물리법칙들이 등속으로 움직이는 버스에서도 동일하게 성립한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 공원에서 수직 위로 던진 사과는 바로 아래의 손바닥 위로 그대로 떨어집니다. 이러한 현상은 등속으로 움직이는 버스 안에서 사과를 위로 던져도 공원에서와 같이 손바닥 위로 그대로 떨어져요.

하지만 버스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거나 점점 느려지는 가속상태에서 사과를 수직 위로 던지면 손바닥 위로 떨어지지 않아요. 앞이나 뒤로 떨어집니다. 즉 공원이나 등속운동하는 버스와는 물리 법칙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 이유는 가속하는 버스는 관성기준계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두번째, 광속불변의 법칙은 “진공중에서 빛의 속력은 모든 관성기준계에서 동일하며, 광원의 운동과도 관련이 없다”는 파격적인 가설입니다.

이것은 상대성이론 출현 이전에 공간과 시간의 변환관계를 설명하던 갈릴레이 변환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거에요.

또한 이 가정을 적용하면 어느 관성기준계에서 동시에 일어난 현상이 다른 관성기준계에서는 동시에 일어나지 않은 현상으로 관찰될 수 있어요.

이 현상을 동시성의 상대성이라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동시성의 상대성 개념을 바탕으로 관성기준계 사이의 시간 지연 현상을 설명드립니다.

2. 시간의 상대성 : 시간 지연

동시성의 상대성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어느 하나의 사건이 기준계마다 서로 다르게 관찰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어느 기준계에서는 동시에 일어난 사건일지라도 다른 기준계에서는 그 사건이 서로 다른 시간에 벌어진 것으로 관찰될 수 있어요.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져요. 바로 관찰자에 따라 어느 관성기준계의 시간이 서로 다르게 흘러간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에요.

이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알아봐요. 아래 [그림 1]을 보아 주세요.

2-1. 시간의 상대성에 대한 사고 실험

[그림 1(a)]는 일정한 속도 u로 움직이는 버스안에 서있는 제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버스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므로 버스 내부의 공간은 관성기준계입니다.

제니 앞에는 레이저 발생장치가 있어요. 레이저는 수직 위로 발사되고 거리 d만큼 떨어진 거울에서 반사되어 되돌아옵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두번째 가정에 의해 제니가 관찰하는 레이저 속도는 빛의 속도 c입니다.

한편, [그림 1(b)]는 버스 안의 레이저가 이동하는 경로를 버스 밖에서 케빈이 관찰하고 있어요. 물론 케빈이 있는 공간도 정지상태이므로 관성기준계입니다.

[그림 1] (a) 등속으로 움직이는 버스안에서 제니가 레이저를 발사하고 되돌아 오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b) 버스 밖에 있는 케빈이 등속으로 움직이는 버스안 레이저의 진행 경로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림 1] (a) 등속으로 움직이는 버스안에서 제니가 레이저를 발사하고 되돌아 오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b) 버스 밖에 있는 케빈이 등속으로 움직이는 버스안 레이저의 진행 경로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케빈 입장에서 버스는 속도 u로 진행하므로, 그 안에 실려 있는 레이저 발생장치도 옆으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레이저 이동 경로는 수직 방향이 아닌 대각선 방향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 모습으로 보이게 될거에요.

이때 아인슈타인의 두번째 가정에 의해 케빈이 관찰하는 레이저의 속도도 빛의 속도인 c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레이저가 발사된 후 거울에서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시간을 제니와 케빈의 관점에서 각각 생각해봐요.

버스 안 제니 입장에서 레이저는 [그림 1(a)]와 같이 속도 cd를 왕복했으므로 총 2d만큼의 거리를 이동해요.

그래서 레이저가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 \Delta t_0는 속도에 대한 정의 v = s/t식을 변형해 다음 (1)식과 같이 구할 수 있어요. 이 시간을 고유시간으로 명명하겠습니다.

\tag{1}
\Delta t_0 = {{2d}\over{c}}

한편 케빈 입장에서 레이저는 [그림 1(b)]와 같이 속도 c2l만큼 이동합니다. 이때 레이저가 반사되어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 \Delta t는 다음과 같아요.

\tag{2}
\Delta t = {{2l}\over{c}}

지금까지 레이저가 발사되고 반사되는 하나의 현상을 버스안에서 관찰하고 버스밖에서도 관찰했어요. 그렇다면 과연 \Delta t_0\Delta t는 서로 같을까요?

만일 서로 다르다면 제니가 느끼는 시간과 케빈이 관찰한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가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식과 (2)식의 분모는 서로 같지만 분자에 있는 d보다 l이 [그림 1]에서 처럼 더 큰 값을 갖습니다.

따라서 제니의 고유시간 \Delta t_0보다 케빈이 관찰하는 시간 \Delta t가 더 길어지게 됩니다.

이것을 시간 지연 현상이라고 해요.

동일한 사건입니다만 관찰자가 등속으로 움직이는 관성기준계 내부에 있느냐 아니면 밖에 있느냐에 따라 흘러가는 시간의 빠르기가 서로 달라요.

이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Delta t_0\Delta t사이의 수학적 관계를 유도해 보는게 좋겠어요.

2-2. 시간 지연 관계식 유도

여기서 주의할 것은, 시간이 지연된다는 말은 제니 공간보다 케빈 공간에서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이 아닙니다.

케빈과 제니가 있는 두 공간은 모두 관성기준계이므로 그 내부에서 측정한 시간은 서로 동일합니다.

다만, 버스 밖에서 케빈이 제니가 있는 관성기준계의 시간 흐름 \Delta t를 관찰했더니 제니가 있는 그 관성기준계 내부의 시간 \Delta t_0보다 더 느리게 간다는 의미에요.

그럼 이제 \Delta t\Delta t_0사이의 수학적 관계를 유도해 보겠습니다.

[그림 1]을 계속 참고해야 하는데요. 저 위에 있으니 다시 한번 더 아래에 나타내겠습니다.

[그림 2] 시간 지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상황

[그림 2] 시간 지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상황

[그림 2(b)]와 같이 케빈이 레이저와 거울을 바라볼 때, 레이저가 발사되고 되돌아오는 \Delta t동안 레이저는 u \Delta t만큼 이동합니다. 여기서 u는 버스의 이동 속력을 뜻해요.

그리고 레이저는 대각선 방향으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총 경로 2l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때 케빈이 바라본 레이저의 속도도 c이므로 총 이동 경로의 절반인 l은 직각 삼각형에 대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해 구할 수 있어요.

즉, [그림 2(b)]를 자세히 보시면 l을 빗변의 길이, u\Delta t의 절반인 {{u \Delta t}/{2}}을 밑변, 그리고 거울과 레이저 발생장치 사이의 거리 d를 높이로 하는 직각삼각형을 상상할 수 있어요.

그러므로 l은 다음과 같습니다.

\tag{3}
l= \sqrt{d^2 + \big({{u \Delta t}\over{2}}\big)^2}

한편 (1)식에 따르면 d{{c \Delta t_0}/{2}}가 됩니다. 이 관계를 (3)식에 대입해 주세요.

\tag{4}
l= \sqrt{\big({{c \Delta t_0}\over{2}}\big)^2 + \big({{u \Delta t}\over{2}}\big)^2}

그럼 이제 (4)식을 (2)식에 대입합니다.

\tag{5}
\begin{align}
\Delta t &= {{2l}\over{c}}\\
&={{2}\over{c}} \sqrt{\big({{c \Delta t_0}\over{2}}\big)^2 + \big({{u \Delta t}\over{2}}\big)^2}
\end{align}

(5)식의 양변을 제곱한 후 \Delta t에 대해 정리하면 우리가 구하려고 하는 다음의 시간 지연 관계식이 도출됩니다.

\tag{6}
\Delta t = {{\Delta t_0}\over{\sqrt{1- u^2 /c^2}}}
[시간 지연 관계식의 의미]

속력의 한계 때문에 기준계내에서 물체는 광속 c를 초과하여 운동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u는 0 또는 c보다 항상 작아 (6)식 우변의 분모는 1이거나 1보다 작은 값을 갖습니다.

결과적으로 (6)식에서 \Delta t\Delta t_0와 같거나 큰 값을 갖게 돼요.

그래서 제니가 있는 관성기준계 내에서의 시간 \Delta t_0에 비해 케빈이 관찰하는 시간 \Delta t가 더 큰 값을 갖습니다.

이말은 단순하게 예를 들어, 일정한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안에서 우주인이 1.0초에 1번씩 고유시간을 정해 북을 친다고 했을때, 이 모습을 정지한 지구에서 그 우주인을 관찰하면 1.0초에 1번이 아닌 1.1초에 1번씩 북을 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거에요.

중요한 것은 그 우주인은 우주선 안에서 분명히 1.0초에 1번씩 북을 치고 있는게 맞아요. 단지 동시성의 상대성으로 인해 우주선 밖의 사람이 관찰하면 시간이 지연된다는 뜻입니다.

간혹 시간 지연 현상을 시간 확장 또는 시간 팽창 현상으로 부르기도 한다는 것을 참고하세요.

한편 (6)식에서 1/\sqrt{1 - u^2 / c^2}을 치환하여 로렌츠 인자(Lorentz factor) \gamma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6)식은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표현됩니다.

\tag{7}
\Delta t = \gamma \Delta t_0

따라서 \gamma의 값에 따라 \Delta t\Delta t_0 사이의 크기 관계가 성립합니다.

만일 u가 매우 작을 때 \gamma는 거의 1이 되고, \Delta t\Delta t_0는 거의 같아집니다. 하지만 u가 매우 큰 경우 \gamma는 1보다 아주 커져 \Delta t가 증가합니다.

아래 [그림 3]은 로렌츠 인자 \gammau에 대한 의존성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입니다.

[그림 3] 시간 지연 현상의 크기를 결정하는 로렌즈 인자의 속력 의존성

[그림 3] 시간 지연 현상의 크기를 결정하는 로렌즈 인자의 속력 의존성

속력 u가 증가할 수록 로렌츠 인자 \gamma는 매우 급격히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한 u=0일 때, \gamma=1이 됩니다.

3. 시간 지연 현상 사례

3-1. 초신성

별이 폭발하면 아주 밝은 불빛이 사방으로 방출되는데요. 이것을 초신성이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초신성은 폭발 후 급격한 비율로 어두워질거에요. 하지만 거의 빛의 속력으로 움직이는 초신성의 경우에는 천천히 어두워지는 것으로 관찰돼요.

[그림 4] NGC 4526 은하에서 관찰된 SN1994D 초신성 폭발의 허블우주망원경 이미지. 좌측 하단의 밝은 점이 초신성입니다.(그림 인용: 위키백과)

[그림 4] NGC 4526 은하에서 관찰된 SN1994D 초신성 폭발의 허블우주망원경 이미지. 좌측 하단의 밝은 점이 초신성입니다.(그림 인용: 위키백과)

그 이유는 빠르게 움직이는 별은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므로 순간적인 폭발 현상도 시간이 지연되어 우리가 관찰할 때 길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이게 됩니다.

당연히 우리가 초신성 안에서 폭발을 경험한다면 순간적인 폭발을 경험하게 되겠죠.

3-2. 뮤온

뮤온이라는 소립자가 있어요. 이 입자는 우주의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들이 지구 대기의 원자들과 충돌하면서 발생하는데요.

아주 불안정한 입자입니다. 이 말은 뮤온이 생성된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붕괴된다는 의미에요. 이때의 시간을 수명이라고 합니다.

이 입자를 실험실에서 만들면 뮤온의 수명은 \Delta t_0 = 2.20 \times 10^{-6} ~\mathrm{s}가 됩니다.

그런데 이 입자가 u=0.990~c의 속도로 운동한다면 , 우리가 관찰하는 뮤온의 수명 \Delta t는 얼마가 될까요?

바로 (6)식을 활용하여 구하면 됩니다.

\tag{8}
\begin{align}
\Delta t &= {{\Delta t_0}\over{\sqrt{1- u^2 /c^2}}}\\
&={{\Delta t_0}\over{\sqrt{1-(0.990)^2}}}\\
&=15.6 \times 10^{-6}~\mathrm s
\end{align}

이 값은 정지상태의 뮤온에 비해 약 7배 정도 수명이 더 늘어난 것에 해당해요. 이 결과는 실험적으로도 증명이 되어 틀림이 없습니다.

시간 지연 현상은 자연에 실제 존재하는 현상들 중의 하나입니다.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글이었나요? 리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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