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봄 나물

Last Updated on 2024-05-01 by BallPen

4월 봄 나물, 이름 만으로도 향긋하고 부드럽습니다.

이 글은 2024년 4월 봄에 먹어 본 봄 나물 기록이에요.

저의 주관적인 향기와 맛에 대한 호감도 점수를 적어놓았는데요. 그냥 참고만 해주세요. 제가 요리를 잘 못해서 원래 맛있는 나물임에도 점수가 낮게 평가된 것들도 있을거에요.

확실한 것은 모든 봄 나물은 평균 이상으로 맛있고, 먹어본 자가 그 맛을 안다는 거에요.

이번 글의 목차입니다.

[그림 1] 달래
[그림 1] 달래(이미지인용 : 위키백과 안진수)

어머니가 이른 봄에 집근처에서 캔 달래를 주셨어요. 하나 하나 다듬어 달래 간장을 만들어 먹었는데 역시 봄에는 달래가 최고에요. 그 향긋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남은 달래는 된장찌개 끓일 때 넣으면 최고에요. 봄이 되면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하는 나물입니다.

[그림 2] 머위
[그림 2] 머위

머위는 약간 쓴맛이 나면서도 구수하다고 할까요. 고추장에 무쳐서 어머님이 해주셨는데 정말 맜있어요. 항상 깨끗한 머위만 골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이 또한 최대한 봄에 많이 먹어야 해요.

머위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머위대를 먹을 수 있어요. 아직은 시기가 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어머님이 또 주신다고 하니 기다려질 뿐입니다.

근처 농산물 가게에 갔더니 ‘마가목 새순‘이 있는 거에요. 한번도 들어보지도 먹어보지 못한 나물이에요.

그래서 맘껏 먹으려고 두 팩을 샀습니다. 아직 머위, 방풍나물, 두릅도 나오기 전이었으니 나물이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집에 와서 냄새 맡아보니 특별한 향은 없었지만 생김새가 너무 맛있어 보여요. 얼른 뜨거운 물 끓여서 마가목 순을 넣었죠. 그런데 향이 갑자기 확 올라오는데… 이 향기는 정말 싫어하는 냄새에요.

어디서 맡아본 냄새이기는 한데 잘 기억은 안나요. 아무튼 냄새가 저한테는 잘 맞지 않아요. 그래도 음식은 끝까지 만들어야 하니 이것 저것 양념넣고 나물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맛을 봤죠. 이런….. 너무 쓰고 향이 지독해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먹기 괴로운데 그래도 돈주고 산거니 꾸역 꾸역 몇일 동안 먹었어요.

신기한 것은 하루하루 지날 때만다 그 맛과 향이 점점 익숙해집니다. 지금은 모두 먹었고, 농산물 가게에 갔더니 더이상 팔지도 않아요. 올해는 더 이상 만날 수 없겠죠.

구할 수 있다면 1년에 한 팩정도 꼭 먹어보면 좋겠어요. 얼굴 찌푸리며 먹기는 하지만 약간 중독성이 있는 맛인거 같애요.

[그림 3] 꽈리고추
[그림 3] 꽈리고추

꽈리 고추가 4월 봄 나물 종류는 아니죠. 그래도 올 봄에 맛있게 먹었으니 써 봅니다.

나는 꽈리고추 찜나물을 좋아해요. 어머니는 예전에 밥하실 때 쌀 위에 꽈리고추를 올려 찌고는 하셨는데 자세한 방법은 기억이 안나요. 그래서 어머니가 만드신 나물을 보면 밥풀이 붙어있기도 했는데 맛은 정말 좋았어요

그 기억 때문에 아직도 꽈리 고추를 보면 찜나물이 항상 생각나요. 그래서 꽈리 고추 두봉지를 샀습니다. 그리고 잘 씻어서 밀가루 묻혀 찜기에 찌고 무쳤는데요.

역시 맛있어요. 부드럽고 약하게 매콤한 맛이 아주 좋아요.

다음에는 꽈리 고추 볶음을 만들어 봐야겠어요.

[그림 4] 나무 두릅
[그림 4] 나무 두릅

농산물 가게에 갔더니 나무 두릅이 엄청 많아요. 크기도 다 다르고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옆에 있는 아주머니한테 물었더니 밑둥이 굵으면서 키가 작은 것을 사면 좋다고 하시며 직접 골라 주셨어요.

집에 와서 포장을 뜯었더니 가시가 엄청 많아 놀랬어요. 날카로워서 손에 막 찔려요.

얼른 씻어서 뜨거운 물에 넣어어요. 그랬더니 색이 푸른색으로 확 변하는게 마술이라는 생각까지 들어요. 꺼내서 찬물에 넣고 물기를 제거한 후에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죠.

가시가 날카로워 걱정했는데 데치는 과정에서 순해져 그냥 먹을 만 해요. 맛은..음 아삭하면서 약간 싱그러운 느낌이에요. 향이 강하지는 않지만 싱그러워요.

1년에 한 접시 정도 맛보다는 향기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아 참! 두릅 데치고 남은 물을 보면요. 물 색깔이 파랑색과 보라색이 섞인 아주 묘한 색으로 변해 있어요.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아주 예뻐요.

[그림 5] 땅 두릅
[그림 5] 땅 두릅

농산물 가게에 갔더니 나무 두릅이 있고 또 땅 두릅이 있어요.

하나는 나무에서 나오고 하나는 땅에서 올라오는 모양이에요. 위에 있는 사진이 땅 두릅인데요. 밑둥이 굵고 키가 제법 큰 편이었어요.

나무 두릅은 가시가 많은 반면 땅 두릅은 잔 털이 많아요.

뜨거운 물에 땅 두릅을 넣었더니 역시 향이 올라오는데요. 향은 나무 두릅과 거의 비슷해요. 그런데 향기는 정말 최강으로 좋습니다.

이것도 초고추장을 찍어 먹었는데요. 아삭 아삭하면서 봄 나물 중 최고 강도의 좋은 향기가 납니다. 와이프는 향기가 마치 모기약 냄새 같다고 하며 먹기가 다소 부담스럽답니다.

나무 두릅과 땅 두릅 중 무엇을 먹겠냐고 묻는다면 저는 땅 두릅을 먹겠습니다. 많이는 아니고 1년에 한 접시 정도 맛보면 좋을 것 같아요.

4월 봄 나물, 땅 두릅 강추합니다.

[그림 6] 고사리
[그림 6] 고사리

저는 고사리를 아주 좋아해요. 고사리 나물도 좋아하고 육개장에 들어있는 고사리도 아주 좋아해요. 꼬들꼬들한 것이 먹는 재미가 있어요.

농산물 가게에서 고사리 한 봉지를 샀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말린 고사리가 아니라 생고사리에요.

저는 이 고사리를 데치고 그냥 무치면 되는 줄 았았는데요. 인터넷 찾아보니 의외로 나물 무침까지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이었어요.

우선 고사리를 30분 정도 삶아야 하고 6시간 정도 찬물에서 물을 바꾸어가며 우려내야 한대요.

그렇지 않으면 써서 먹을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 들기름 두르고 이것 저것 넣고 볶으면 그제서야 식탁에 올라갈 수 있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알려준대로 저도 고사리를 30분 삶았어요. 아….그런데 비린내가 납니다. 저는 처음에 확 올라오는 비린내를 맡고 하수구에 생선버려진 것이 있나하고 찾아볼 정도였어요.

그리고 찬물에서 우려 냈는데 고사리를 너무 오래 삶았나봐요. 손으로 살짝만 만져도 부서집니다. 그러니 우려낸 후 볶았을 때는 마치 가느다란 실로 만든 죽처럼 되버렸어요.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생김새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맛은 좋은데…음…모양이 그래요.

아무튼 올해 고사리 나물 만드는 일은 망해버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맛있는 고사리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림 7] 콩나물
[그림 7] 콩나물

콩나물이 봄 나물 종류에 포함되지는 않을거에요. 그래도 봄에 먹은 나물이니 적어봅니다.

제가 어렸을 적 겨울, 안방 윗목에 커다란 플라스틱 다라 위에 y자형 나무 올려놓고 그 위 시루에서 키우던 콩나물이 기억나요. 콩나물이 마르면 안되니 수시로 물을 주어야 했는데요. 부모님이 장에라도 가시면 항상 콩에 물 주라고 당부하시곤 하셨어요.

그때는 그게 왜그리 귀찮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콩나물 무침을 좋아해요. 고소하고 맛있어요. 그러나 콩나물국은 정말 싫어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물속에 콩나물 빠뜨려서 뜨겁게 끓여온 것 같아요. 그래서 요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이제 그 콩나물국을 즐겨 끓여 먹어요.

오늘은 뭐먹을까 하고 근처 농협에 갔는데. 콩나물이 보여서 사온적이 있어요. 그래서 콩나물 국을 끓였는데요. 콩나물 다듬고, 멸치 육수 낸 후 콩나물 넣어 뚜껑 밑으로 뿜어져 나오는 김에서 구수한 향기가 나는데. 그게 너무 좋은거에요.

그때부터 콩나물국을 맛있게 먹는답니다.

[그림 8] 가죽나무 순
[그림 8] 가죽나무 순

여러분들은 가죽나무 새순을 아시나요? 저는 잘 몰랐습니다.

근처 농산물 가게에 갔더니 많은 봄 나물들이 있었어요. 이리 저리 돌아보는 중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순이 보이길래 장바구니에 담았죠. 다른 나물보다 약 3배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었어요.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 찾아보니 가죽나무와 참죽나무는 같은 나무라고 해요. 이름이 다른거래요. 그런데 모양을 보니 저 위에 적었던 마가목 순하고 비슷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가죽나무 특유의 고약한 향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속았구나 했습니다. 마가목 순하고 비슷한 모양새에 향기마저 고약하다니.. 그럴줄 알았으면 절대로 비싼 돈 주고 두팩을 사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그래도 이미 샀으니 다듬어 뜨거운 물에 넣었죠. 역시 향이 확 올라오는데….아 이 냄새는 맡아본 적이 있는 향이에요. 어렸을 때 중나무라고 해서 그 옆을 지나가면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 냄새인거에요.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저한테는 추억이 있는 향입니다. 나쁘지 않아요.

찬물에 행군 후 얼른 양념 넣고 버무렸어요. 그리고 나물을 집어 입에 넣었는데요. 특유의 향이 뿜어져 나오면서 아삭아삭한 식감이 밀려옵니다.

바로 이거에요. 제가 새순 나물에서 느끼고 싶던 식감이 바로 이거에요.

엄청 맛있습니다. 최강이에요. 씹을 때 마다 느껴지는 어렸을 적 중나무 냄새와 아삭한 식감은 정말 최고입니다.

달래를 봄에 꼭 먹어야 하듯이 가죽나무 새순도 4월 봄마다 꼭 먹어야 할 거에요.

[그림 9] 엄나무 순
[그림 9] 엄나무 순

엄나무순으로 만든 나물을 이번에 처음 먹어봤어요. 사진에 보면 가시가 있는데요. 나무두릅 만큼 날카롭진 않아요. 뭉툭한 가시입니다.

얼마전에 먹은 가죽나무새순의 맛이 감동적이어서 엄나무순에 대한 기대도 무척 컷는데요.

나물 고유의 맛을 느껴보고자 뜨거운 물에 데쳐내어 양념없이 초고추장을 찍어 먹었어요. 처음에는 그럭저럭 먹을만 했는데요. 그런데 한입 두입 먹다 보니 점점 쓴 맛이 올라오는거에요.

저도 쓴맛이라고 하면 제법 잘 먹는다고 생각했는데요. 점점 악스럽게 올라오는 쓴 맛 때문에 먹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결국 남겼습니다. 올해 만들었던 나물 요리중 처음으로 남겼어요.

인터넷 찾아보니 원래 쓴맛이 강하답니다. 쓴맛을 줄이려면 데친 후 찬물에 1시간 정도 우려 먹으면 좋다는데, 저는 바로 먹어버렸으니 그래서 썻나봐요.

엄나무순. 누가 맜있게 먹는 방법 좀 알면 알려주세요. 아직도 입이 쓴것 같아요.

미나리는 우선 향기와 맛이 아주 좋아요.

농산물 가게에서 돌미나리를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놨는데요. 어머님이 먹지말고 버리라는 거에요. 왜냐면 다른 봄 나물과는 달리 미나리는 지저분하다는 거죠.

사실 미나리는 시궁창에서 잘 자라요. 제가 어렸을 때도 그랬구요. 신문기사 잠시 검색해봐도 과수원 폐수가 흘러나가는 곳에서 채취한 중금속 미나리를 판매한 사건도 있었어요.

어머님은 제가 직접 보고 깨끗한 곳에서 판매하는 미나리가 아니면 절대 먹지말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버렸어요.

며칠 후 그래도 봄인데 미나리가 너무 먹고 싶어서 농산물 가게가 아닌 근처 로컬푸드에서 한 봉지 사왔어요. 그리고는 삽겹살 구울 때 함께 구웠는데요.

역시 향 100, 맛 100 입니다.

역시 봄에는 미나리를 꼭 먹어야 해요. 단 깨끗한 곳에서 채취하고 판매하는 미나리만 드세요.

[그림 10] 부지깽이
[그림 10] 부지깽이

부지깽이 봄 나물, 처음 보고 처음 먹어봤어요.

하루는 너무 배고픈거에요. 그래서 나물을 빨리 무쳐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냉장고를 찾아봤더니 얼마전에 사둔 부지깽이 나물이 있는거에요.

인터넷 찾아보니 억센 가운데 줄기는 다듬을 때 제거하라고 나와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배고파서 대충 다듬고 데치고, 무쳤습니다.

그리고 밥과 함께 먹었는데요. 첫 맛은 미나리 먹는것처럼 싱그럽고 쓴 맛도 강하지 않아요. 그런데 점점 씹을수록 쓴맛이 올라와요. 아마도 억센 가운데 줄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서 그런것 같긴한데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쓴 맛을 품고 있는 것은 확실해요.

싱그럽고 맛있는 나물이지만 쓴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소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애요.

[그림 11] 오가피
[그림 11] 오가피

오가피도 저에게는 익숙치 않은 봄 나물이에요. 먹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다듬고 데쳐서 30분 찬물에 우린 후에 초고추장 찍어 먹어봤어요. 그런데 그 맛이 위에 있는 부지깽이 나물하고 반대입니다.

첫 맛이 씁니다. 그리고 오래 씹을 수록 그 쓴 맛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1년에 한접시 정도 먹어보는 것도 좋겠어요.

지금까지 4월 봄 나물, 이야기였습니다.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글이었나요? 리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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