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black holes)

Last Updated on 2025-05-17 by BallPen

블랙홀(black holes)만큼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상은 없을 거에요. 이번 글에서는 블랙홀의 기본 개념과 형성조건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 봐요.

먼저 별에서의 탈출속도(탈출속력)부터 시작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사건의 지평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요.

다른 후속 글에서 블랙홀의 모양, 블랙홀로 접근할 때 벌어지는 일, 블랙홀 근처에서 시간이 느려지는 이유, 블랙홀 탐지 방법 등 재미있는 현상들을 이야기해 드릴게요.

아래는 이번 글의 목차에요.

탈출속도(escape velocity) 또는 탈출속력은 반지름 \(R\), 질량 \(M\)인 구형 물체의 표면에서 공중으로 던져 올려진 질량 \(m\)인 물체가 중력에 의해 구형 물체로 떨어지지 않을 최소한의 속도를 의미해요.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죠. 여기서 흥미로은 점은 탈출속도 \(v\)가 던져 올려진 물체의 질량 \(m\)과는 무관하다는 거에요.

\begin{align}
\tag{1}
v = \sqrt{{2GM}\over{R}}
\end{align}

지구의 탈출속도인 \(11.2~\rm km/s\)보다 느리게 지구 표면에서 물체를 던지면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다시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세게 던질수록 지구로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커지겠죠.

반대로 지구 탈출속도보다 크게 물체를 던지면 물체는 지구로 떨어지지 않아요.

이는 던져 올려진 물체가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저 멀리 무한대인 곳으로 날아가버렸다는 의미죠.

[그림 1]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대기권의 모습. 오렌지색은 대류권, 하얀색은 성층권, 푸른색은 중간권과 열권을 나타냅니다. (사진출처: NASA)
[그림 1]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대기권의 모습. 오렌지색은 대류권, 하얀색은 성층권, 푸른색은 중간권과 열권을 나타냅니다. (사진출처: NASA)

지구에서 날아다니는 공기분자의 빠르기도 대부분 지구 탈출속도보다 작아요. 그래서 공기분자들은 지구 표면 근처에 대기권을 형성하며 그 안에 갖혀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기권의 두께가 어느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위 [그림 1]에서 처럼 대기 전체 공기분자의 99%가 지표면으로부터 단지 약 50 km이내에 있게 됩니다.

이는 지구 반지름 \(R_E = 6.38 \times 10^6~\rm m\)에 비하여 아주 얇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즉 지구 탈출속도보다 작게 움직이는 물체는 지구 표면 근처에 대부분 놓여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해요.

아래 [그림 1]은 우리 태양계 중심에 있는 별, 태양이에요.

태양은 수많은 물질들을 주변으로 방출하는데요. 그 물질들로는 전자기파(햇빛), 양성자와 전자 등의 고에너지입자(태양풍), 엑스선과 감마선 등의 방사선 등이 있어요.

[그림 2] 태양의 탈출속도인 618 km 보다 빠르게 태양에서 방출된 빛과 물질들은 주변으로 퍼져 나갑니다. 태양 빛은 지구를 넘어 대양계 밖까지 나아가죠.(사진출처: NASA)
[그림 2] 태양의 탈출속도인 618 km/s 보다 빠르게 태양에서 방출된 빛과 물질들은 주변으로 퍼져 나갑니다. 태양 빛은 지구를 넘어 대양계 밖까지 나아가죠.(사진출처: NASA)

이러한 물질들이 주변으로 퍼져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다는 의미는 방출되는 물질의 속도가 태양의 탈출속도보다 크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태양에서의 탈출속도는 얼마일까요? 태양의 평균질량 \(M\)과 태양의 반지름 \(R\)을 (1)식에 대입하면 탈출속도를 구할 수 있어요.

\begin{align}
\tag{2}
v &= \sqrt{{2GM}\over{R}}\\
&=\sqrt{{2(6.67 \times 10^{-11}~\rm N \cdot m^2/kg^2 )(1.99 \times 10^{30}~kg)}\over{6.96 \times 10^8~\rm m}}\\
&=6.18 \times 10^5~\rm m/s
\end{align}

그 결과, 속도는 618 km/s로 빛의 속도인 \(c=3.0 \times 10^8 ~\rm m/s\)와 비교해 약 1/500 정도가 되는 빠르기 입니다.

탈출속도 개념을 정리했으니, 그럼 이제부터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를 해봐요.

블랙홀 개념의 출발은 어느 별에서의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와 같아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해요. 그러면 그 별은 우리에게 어떻게 보일까요?

만일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와 같다면 빛 조차도 별의 중력권을 벗어날 수 없어요.

사람이 어떤 물체를 본다는 것은 물체에서 방출되거나 반사된 빛이 사람 눈에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래야 그 물체의 모습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별로부터 방출된 빛이 중력권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별에서 방출된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올 수 없겠죠. 이 말은 우리가 그 별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해요.

즉, 질량을 갖는 별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별은 사람 눈에 보이지 않아요. 즉, 그 별의 모습은 마치 검점색 구멍처럼 보이게 돼요. 그래서 그러한 별을 우리는 블랙홀(black hole)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블랙홀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바꾸어 말하면 질량이 일정하다면 탈출속도가 빛의속도와 같을 조건의 반지름이 얼마가 될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에요.

그러면 많은 사람들은 (1)식의 \(v\)를 빛의 속도 \(c\)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바로 아래 식 처럼요.

\begin{align}
\tag{3}
c = \sqrt{{2GM}\over{R}}
\end{align}

그리고 위 식에서 \(R\)을 \(R_s\)로 치환하고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begin{align}
\tag{4}
R_{\rm s} = {{2GM}\over{c^2}}
\end{align}

이 반지름 \(R_s\)를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불러요. 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블랙홀의 크기를 표현하는 하나의 척도로 사용될 수 있어요.

이때 여기서 주의할 것이 두가지가 있어요. 첫번째는 위 (3)식과 (4)식의 전개과정이 올바르지 않다는 거에요. 왜냐면 탈출속도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빛의 병진운동에너지가 \(mc^2 /2\)이 아니며, 중력 위치에너지도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식하고는 다르기 때문이에요. 정확한 식을 구하기 위해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적용해야 해요. 그런데 놀랍게도 우연히 그 결과는 (4)식과 동일해요. 전개과정은 올바르지 않은데 결과가 우연히 올바를 뿐이죠.

두번째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 별의 반지름을 뜻하는 것이 아니에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별의 반지름과 같을 수도 있지만 더 클 수도 있어요. 그 이유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가 되기 위한 반지름을 구한 것 뿐이지 별의 반지름을 구한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태양이 블랙홀이 될 조건]

태양이 블랙홀이 되기 위한 이론적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을 구해보도록 해요. (4)식에 관련 값들을 대입하면 됩니다.

\begin{align}
\tag{5}
R_s &= {{2GM}\over{c^2}}\\
&={{2(6.67\times 10^{-11}~\rm N \cdot m^2 /kg^2 )(1.99 \times 10^{30} ~\rm kg)}\over{(3.0 \times 10^{8} ~\rm m/s )^2}}\\
& \approx 2.95~\rm km
\end{align}

그 결과 태양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약 2.95km가 나옵니다. 태양의 반지름이 이와 같거나 또는 더 작게 압축된다면 블랙홀이 될 수 있어요.

아래 [그림 3]의 광선 a와 같이 빛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R_s\)보다 큰 곳에서 출발했다면 블랙홀의 중력권을 벗어날 수 있어요. 즉 우리 눈으로 그 빛을 볼 수 있고 블랙홀 주변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게 돼요.

[그림 3] 블랙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밖에서 출발한 빛(a 광선)은 우주 공간 멀리 나아가 우리한테 도달할 수 있지만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안에서 출발한 빛(b 광선)은 블랙홀의 중력으로 블랙홀을 탈출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건의 지평선 안쪽의 정보를 알 수 없어요.

하지만 광선 b처럼 슈바르츠실트 반지름보다 작은 곳에서 출발한 빛은 블랙홀의 중력권을 벗어날 수 없어요. 멀리 날아갔다가도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다시 끌려 되돌아 옵니다.

마치 지구 중력에 의해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들이 대기권에 존재할 수는 있으나 우주공간으로 탈출할 수 없는 것과 같죠.

그래서 우주공간에서 지구 대기권의 조성을 직접적으로 알아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거에요(지구에서 복사되는 빛 스펙트럼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기권의 조성을 알수는 있어요).

이와 유사하게 블랙홀은 빛 조차 질량 \(M\)에 의한 중력을 벗어날 수 없으니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안쪽의 정보나 일어난 사건을 우리는 전혀 볼 수 없어요.

예를들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안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있더라도 그 과정에서 방출된 수많은 입자나 빛이 우리에게 전혀 전달될 수 없으니 폭발이 있었는지의 여부 조차 알수 없습니다.

이는 아래 [그림 4]처럼 넓은 평야에서 지평선 너머의 사건을 우리가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지평선 안쪽은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니 모두 알 수 있지만 지평선 너머의 사건은 전혀 알 수 없죠.

[그림 4] 지평선 안쪽에서는 산과 소금 사막을 눈으로 직접 볼수 있어요. 하지만 지평선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사진 출처: Pixabay로부터 입수된 moonykim님의 이미지 입니다.)

그래서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R_s\)인 구의 표면을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부릅니다. 사건의 지평선 안쪽의 정보는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에요.

우리 은하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해요. 아래 링크는 ‘은하계 중심의 비밀’이라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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