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물질 존재의 증거

Last Updated on 2022-12-29 by BallPen

암흑 물질은 관측된 적이 전혀 없어요. 그러나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암흑 물질(dark matter) 존재 증거를 이번 글에서 소개합니다.

말 그대로 암흑 물질은 우리 인류에게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깜깜한 물질에 해당해요. 눈이나 망원경으로는 그 모습이 전혀 관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암흑 물질은 우주 구성 물질의 약 26.8%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아요. 관찰은 되지 않지만 존재해야만 하는 물질, 그것이 암흑 물질이죠.

그 존재의 증거를 이제부터 보여드릴게요.

아래는 이번 글의 목차입니다.

1. 우리 은하와 태양계

암흑 물질을 알아보기 전에 우선 우리 은하의 모습을 보겠습니다. 아래 [그림 1]은 2017년 11월 NASA에서 발표한 우리 은하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우리 은하란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가 포함된 은하를 말합니다.

물론 이 이미지는 직접 촬영된 영상은 아닙니다. 스피처 우주 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으로 관측된 데이터를 토대로 가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입니다.

[그림 1] 우리 은하의 모습. 2017년 11월 미국항공우주국 NASA는 Spitzer 우주 망원경의 적외선 이미지를 분석하여 우리 은하의 지도를 만들었어요.(그림 인용: The Milky Way Galaxy)
[그림 1] 우리 은하의 모습. 2017년 11월 미국항공우주국 NASA는 Spitzer 우주 망원경의 적외선 이미지를 분석하여 우리 은하의 지도를 만들었어요.(그림 인용: The Milky Way Galaxy)

우리 은하는 중심부에 두꺼운 막대가 있고 그 주변으로 나선형의 팔(arm)이 존재해요.

이 은하 내에는 약 2000억개에서 4000억개 정도의 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은하의 지름은 약 10만광년(빛이 10만년 동안 날아간 거리)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림 1]을 조금 더 확대해보면 다음 [그림 2]와 같습니다.

[그림 2]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팔의 이름과 태양계의 위치 (그림 인용: The Milky Way Galaxy)
[그림 2]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팔의 이름과 태양계의 위치 (그림 인용: The Milky Way Galaxy)

우리 은하는 스쿠툼-센타우루스 팔(Scutum-Centaurus Arm)과 페르세우스 팔(Perseus Arm)이 밝고 진한 주된 팔(Major Arm)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팔 안에는 젊고 늙은 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와 대조적으로 주된 팔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덜 명확해 보이는 사지타리우스 팔(Sagitarius Arm)과 노르마 팔(Norma Arm)이 있습니다. 이 팔은 기체나 새로 만들어지는 별들의 주머니(pocket)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있는 태양계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림 2]에 표기된 것처럼 태양은 사지타리우스 팔과 페르세우스 팔 사이에 있는 오리온 돌출부(Orion Spur)라 불리는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태양은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진 가장자리 부분에 놓여 있어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2. 우리 은하내에 있는 별의 공전 속도

아래 [그림 3]은 지구에서 우리 은하를 바라본 모습이에요. 보통 이것을 은하수라 부르죠. 우리 은하를 측면에서 관찰한 모습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그림 3] 지구에서 바라본 은하수의 모습(저작권자: ESO/S. Brunier, The Milky Way panorama)
[그림 3] 지구에서 바라본 은하수의 모습(저작권자: ESO/S. Brunier, The Milky Way panorama)

그림과 같이 은하 중심의 팽대부(부풀어 오른 부분)가 보이고, 팽대부로부터 멀어질 수록 은하의 가장자리에 해당합니다.

아래 [그림 4]는 이를 구분하여 그림에 표기한 거에요.

이때 은하 중심부는 우리 은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질량이 모여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별들이 은하 중심부를 기준으로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뉴턴 역학에 따르면 어느 물체가 한 지점을 기준으로 공전하기 위해서는 그 중심에 질량이 큰 물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림 4] 은하 중심부에 은하 전체 질량의 대부분이 모여 있고 그 중심을 기준으로 주변 팔에 있는 별들이 공전합니다.
[그림 4] 은하 중심부에 은하 전체 질량의 대부분이 모여 있고 그 중심을 기준으로 주변 팔에 있는 별들이 공전합니다.

또한 아래의 [그림 5]를 보아도 은하 중심부는 가장자리보다 아주 밝아요.

이 의미는 은하 중심부에 엄청나게 많은 별들이 존재하고 상대적으로 어두운 가장자리는 별들의 수가 적다는 것을 암시해요. 따라서 은하 중심부는 물질의 밀도가 높아 질량이 크고 가장자리는 밀도가 작아 분포한 질량도 작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림 5] 은하 질량의 대부분이 모여있는 은하 중심부와 그 주변을 공전하는 어느 별의 모습
[그림 5] 은하 질량의 대부분이 모여있는 은하 중심부와 그 주변을 공전하는 어느 별의 모습

이러한 관찰을 기반으로 우리 은하 중심부 밖에 있는 별의 공전속도와 중심부 안에 있는 별의 공전속도를 개략적으로 알아봐요.

하나의 예시로서 [그림 5]에 우리 은하 중심으로부터 거리 r만큼 떨어진 곳에 있는 질량 m인 별이 속력 v로 공전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1. 우리 은하 중심부 밖에 있는 별의 공전 속도

위에서 설명드렸듯이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주변에 있는 별은 공전합니다.

아래 [그림 6]은 [그림 5]에서와 같이 우리 은하 중심으로부터 거리 r만큼 떨어진 곳에 질량 m인 어느 별이 공전하는 모습을 나타낸 거에요.

그림에서 빨강색 원은 은하 대부분의 질량이 모여 있는 은하 중심부에 해당합니다.

[그림 6] 은하 중심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진 곳에 어느 별이 공전하고 있어요.
[그림 6] 은하 중심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진 곳에 어느 별이 공전하고 있어요.

질량 m인 물체가 원형의 공전 궤도를 운동하기 위해서는 질량 M을 갖는 은하 중심부가 질량 m인 별을 당기는 만유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만유인력이 구심력의 역할을 해야 하죠.

만유인력을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tag{1}
\begin{align}
F = G{{Mm}\over{r^2}}
\end{align}

물론 별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의 방향은 은하 중심부를 향합니다. 이 식에서 G는 만유인력 상수로서 6.67 \times 10^{-11}~\mathrm{N \cdot m^2 / kg^2}의 크기를 갖습니다.

(1)식에 뉴턴 운동의 제2법칙을 적용하고 구심가속도를 반영하면 다음의 식이 만들어집니다.

\tag{2}
\begin{align}
ma &= G{{Mm}\over{r^2}}\\
\cancel m \big({{v^2}\over{r}} \big) &=G{{M \cancel m}\over{r^2}}
\end{align}

(2)식을 공전 속도 v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tag{3}
v = \sqrt{{GM \over r}}

결국 우리 은하 중심부 밖에 있는 별의 공전 속도 v는 다음과 같이 1/ \sqrt{r}에 비례합니다.

\tag{4}
\color{blue}v \propto {1 \over {\sqrt{r}}}

다음에는 우리 은하 중심부 안에 있는 별의 공전속도를 구해 봐요.

2-2. 우리 은하 중심부 안에 있는 별의 공전 속도

앞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우리 은하 중심부는 은하 전체의 대부분의 질량이 모여 있어요. 다만 상황을 더욱 간단히 하기 위해, 그 중심부 안에 있는 별들의 분포 밀도 \rho가 균일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림 7]은 은하 중심부 안에 있는 어느 별이 공전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요.

[그림 7] 빨강색 원이 은하 중심부이고 그 안에 어느 별이 공전하고 있습니다.
[그림 7] 빨강색 원이 은하 중심부이고 그 안에 어느 별이 공전하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빨강색 원은 [그림 5]에서 처럼 수많은 별들이 모여 있는 은하 중심부에요. 이곳 전체의 질량을 M, 밀도는 \rho로서 일정하다고 가정합니다.

[그림 7]과 같이 이 은하 중심부 안에 질량 m인 별이 반지름 r로 공전하고 있어요.

이 공전속력 v는 어떻게 표현될까요?

이 경우에도 만유인력이 구심력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만 만유인력의 크기는 은하중심부 전체 질량 M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공전 궤도 안쪽에 있는 질량만으로 계산되어야 합니다.

즉, 이것은 지구 내부에서의 중력 크기 변화와 동일한 상황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우리 은하 중심부의 전체 질량 M은 중심부의 부피와 밀도의 곱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tag{5}
M=\Big({4 \over 3}  \pi R^3 \Big)\rho

이것을 밀도 \rho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tag{6}
\rho = {{3M}\over{4 \pi R^3}}

한편, [그림 7]에서 공전궤도 안쪽에 있는 물질의 질량은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어요.

질량은 부피와 밀도의 곱인데요. 밀도는 (6)식으로 주어져 있고 부피는 반지름 r인 공전궤도 안쪽의 부피만 고려하면 됩니다.

따라서 다음의 식이 성립해요.

\tag{7}
공전궤도 ~안쪽의 ~질량 =  \Big( {4 \over 3} \pi r^3 \Big) \rho

결국 은하 중심부 안에 있는 질량 m인 별이 받는 만유인력과 구심력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어요.

\tag{8}
\begin{align}
\cancel m \big({{v^2}\over{r}} \big) &=G{{{\Big( {4 \over 3} \pi r^3  \rho\Big)} \cancel m}\over{r^2}}
\end{align}
\tag{9}
\begin{align}
\cancel m \big({{v^2}\over{r}} \big) &=G{{{\Big( {4 \over 3} \pi r^3  {{3M}\over{4 \pi R^3}}\Big)} \cancel m}\over{r^2}}
\end{align}

(9)식을 공전속도 v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약분할 것은 약분하고 정리하면 됩니다.

\tag{10}
v = \sqrt{{GM}\over{R^3}} r

결국 은하 중심부 안에 있는 별의 공전 속도 v는 궤도 반지름 r에 비례합니다.

\tag{11}
\color{blue}v \propto r

3. 암흑 물질 존재의 증거

지금까지 말씀드렸듯이 은하 중심부 밖에 있는 별의 공전 속도 v1/ \sqrt{r}에 비례하며, 은하 중심부 안에 있는 별의 공전 속도는 r에 비례해야 합니다.

아래 [그림 8]은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공전 속도의 이론값과 실제 관측값의 결과입니다.

[그림 8] 암흑 물질 존재의 증거.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별의 공전 속도 분포. 빨강색 곡선은 이론적 결과이고, 파랑색 곡선은 관측 결과를 나타냅니다. 이론값과 관측값이 서로 다릅니다.(그림 인용: 위키백과)
[그림 8] 암흑 물질 존재의 증거.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별의 공전 속도 분포. 빨강색 곡선은 이론적 결과이고, 파랑색 곡선은 관측 결과를 나타냅니다. 이론값과 관측값이 서로 다릅니다.(그림 인용: 위키백과)

그림에서 가로축은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인데 단위가 킬로 파섹(pc)으로 주어져 있어요. 천문학에서 1파섹은 3.26156광년으로 빛이 3.26156년 동안 이동한 거리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5 kpc은 대략 16000광년으로 빛이 16000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에 해당합니다.

[그림 8]에서 빨강색 곡선은 이론적 결과입니다.

은하 중심으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0에서 대략 4kpc까지는 공전 속도가 선형적으로 증가합니다. 이것은 (11)식에서 예측한 것처럼 공전속도가 중심으로부터 떨어진 거리 r에 비례하여 커지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론적 공전속도는 중심으로부터의 거리가 약 4 kpc을 넘어서면서 줄어들게 됩니다. 이것은 (4)식에서 도출한 것처럼 공전속도가 1/ \sqrt{r}에 비례하여 감소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곡선은 실제 관측결과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 8]의 파랑색 곡선이 그 결과에요.

그림과 같이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가 작을 때는 공전속도가 거리에 비례하여 급격히 증가한 후 거리가 증가할 수록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파도와 같이 높고 낮음의 변화가 관찰됩니다.

더욱이 약 10 kpc을 넘게 되면 이론값 보다 오히려 큰 공전속도가 나타나요.

[베라 루빈의 관측]

이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베라 루빈(Vera Rubin)이라는 미국의 여성 천문학자에요.

은하 중심부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공전속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야 함에도 오히려 높고 낮은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은 별의 공전 궤도 안쪽에 추가적인 질량이 있다고 가정할 때 설명이 가능합니다.

즉, 은하 중심부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질량을 갖는 어떠한 물질들이 있다면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이 물질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현재까지 검출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통상 암흑 물질이라고 불리게 되었어요.

만약 암흑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는 식 (4)와 식 (11)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뉴턴의 중력 이론이 틀린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뉴턴의 중력이론이 틀린 것인지 아니면 암흑물질이 존재함에도 우리 인류가 아직 관측을 못한 것인지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암흑 물질을 관찰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우리 나라도 이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연구기구로 기초과학연구원의 지하실험연구단이 암흑 물질의 직접적인 관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상으로 암흑 물질 존재의 대표적 증거에 대한 이야기를 마칩니다.

암흑 물질의 존재 증거는 은하 공전 속도의 관측값이 이론값과 다른 현상 뿐만 아니라 중력렌즈(gravitational lens)라는 현상도 있어요.

중력렌즈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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